.부산개인회생 속도와 절차적 정당성 문제다. 우선 추진 과정이 너무 성급해 보인다. 국민의 삶과 행정, 정치·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숙의(熟議)’가 필수다. 처음 겪는 문제,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 이해당사자가 직접 얽힌 문제는 시민 숙의를 거쳐야 한다는 게 민주주의 교과서의 원칙이다. 초광역화는 빨리 할수록 좋은 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천천히, 깊게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특히 행정통합으로 생기는 공공재의 이익과 비용이 지역별로 어떻게 배분되는지 사전에 밝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통합 이후 큰 사회적 갈등을 남기게 된다. 누군가는 혜택을 누리고, 누군가는 비용만 부담하는 통합은 ‘좋은 통합’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통합이고, 좋은 통합은 좋은 절차에서 나온다. ‘나쁜 통합’ ‘이상한 통합’을 해선 안 된다.” 김 전 총장은 “초광역 행정통합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국가 구조의 변화”라며 “대한민국 국가 운영 체제의 근간을 재구성하는 백년지대계의 ‘재조산하(再造山河)’ 과제”라고 강조했다. ‘재조산하’는 임진왜란 당시 실의에 빠져 있던 서애 류성룡에게 충무공 이순신이 적어준 글귀. ‘나라를 다시 만들다’라는 뜻이다. 그런 만큼 초광역 행정통합은 여러 지역의 뜻을 존중하면서 취합해 전국적으로 통일된 규범을 국회가 만든 후 거기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는 게 김 전 총장의 지론이다. 행정통합은 어느 두 지역의 행정 범위와 영역만 바꾸는 게 아니라 행정 체계의 계층, 그들 사이의 관계 등을 재구성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